돼지고기 속 독소와 그 해독법
생혈액검사(Live Blood Analysis)를 통한 조사
전통적인 돼지고기 요리는 염지(Curing, 큐어링은 본래 염지만이 아닌 음식의 여러 가지 전처리 과정을 통칭하는 단어이지만, 한글로는 표현할 말이 없습니다. 편의성을 위해 본문에선 “염지”라는 용어를 사용하였으나, 오직 소금에 절이는 과정만을 말함은 아닙니다. – 역자 주) 후 훈연 과정을 거치거나, 신선한 고기를 산성 양념장(주로 식초)에 재워두는 방식을 이용해왔습니다. 하지만 일부 현대인들은 이런 전통적인 준비과정엔 전혀 아랑곳하지 않고 생돼지고기를 곧바로 익혀 먹고 있지요. 그렇다면, 이렇게 다양한 방법으로 준비된 돼지고기는 혈액에 어떤 영향을 끼칠까요?
본 연구팀은 돼지고기가 혈액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하기 위해 평소 웨스턴 프라이스 재단(Weston A. Price Foundation, WAPF)의 식생활 가이드라인을 따르는 성인 남녀 세 명을 대상으로 예비 연구(Pilot study)를 진행하였습니다. 지원자들은 주에 한 번씩 실험실에서 다양한 방법으로 준비된 돼지고기를 섭취하였으며, 섭취 전후로 혈액검사를 시행했습니다. 그리고 현미경으로 들여다본 지원자들의 혈액은 뜻밖의 결과를 나타냈습니다.
고대로부터 이어진 식재료
돼지를 가축으로 길들인 기록은 기원전 5000년까지 거슬러 올라갈 정도로 돼지고기 섭취의 역사는 매우 깁니다. 오늘날 돼지고기의 섭취 여부는 세계적으로 크게 갈리지만, 전 세계 고기 생산량의 38% 정도를 차지할 것이라 추산되고 있습니다. 돼지고기는 베이컨과 프로슈토, 그 외 다양한 햄과 같이 가공된 형태가 그렇지 않은 생(Fresh) 돼지고기에 비해 더욱 보편적입니다. 돼지고기의 가공은 본래 냉장고의 개발 이전 고기를 장시간 보존하기 위한 전통적인 방법이었습니다. 하지만, 염지와 훈연과 같은 돼지고기의 가공은 고기에 인상적인 풍미 또한 더해, 시간이 흐른 지금까지도 많은 인기를 누리고 있지요. 그리고 돼지고기를 조리하기 전에 양념장에 재워두는 것 또한 고기를 부드럽게 하고 맛의 레이어를 더하는 또 다른 전통적인 방법입니다.
본 연구팀은 이 예비 조사에서 다양한 형태의 돼지고기가 과연 혈액에 특정한 영향을 끼치는지를 살펴봤습니다. 본 연구에서 탐구한 물음은 다음과 같습니다:
- 돼지고기 섭취가 혈액이 끼치는 영향이 암시야 현미경을 이용한 생혈액검사에 드러나나?
- 가공되지 않은 돼지고기는 가공된 돼지고기와 다른 영향을 가지나? 전통적인 돼지고기 조리법과 생돼지고기를 그냥 익히기만 하는 현대적 방법 간에 차이가 있나?
돼지고기의 지위와 건강
돼지가 보기보다 인간과 해부학적으로, 또 생리학적으로 상당히 흡사하다는 건 꽤 흥미로운 사실입니다. 돼지의 세포는 다른 어떤 동물의 세포보다 인간 세포와 비슷하죠. 예로, 돼지의 심장 판막은 사람의 손상된 심장 판막을 대신해 이식되었을 때 아무런 거부반응을 일으키지 않습니다.
우리가 돼지와 공유하는 흔한 질병도 있습니다. 최근 유행했던 H1N1 바이러스에 의한 인플루엔자는 돼지와 연결되어 있어 “돼지 인플루엔자”라고 불리기도 했지요.
돼지와 우리는 두 종류의 기생충을 공유하기도 합니다. 바로 선모충(Trichinella spiralis)과 유구조충(Taenia solium)이죠.
유구조충은 돼지의 장에 알을 낳고, 미세한 배아는 장벽을 통과해 혈관을 타고 다른 어딘가, 예를 들어 돼지의 근육(고기)으로 이동해 낭포를 형성합니다. 사람이 이렇게 낭포가 들어있는 고기를 덜 익혀 먹으면, 기생충은 거기서 나와 사람의 장에서 6미터까지 자라나는 성충이 됩니다. 더욱이, 사람이 유구조충의 충란을 섭취하면 유구낭미충증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전신에 기생충의 낭포가 자리 잡아 병변을 일으키는 이 감염증은 당연히 건강상에 문제를 일으킵니다.
선모충은 세계적으로 분포하는 선충의 일종입니다. 선모충증은 한때 꽤 흔했음은 물론 치명적이기도 했지요. 이 기생충의 유충은 낭에 둘러싸여 전신 조직에 침투해 다양한 증상을 일으킵니다. 유구조충과 선모충 모두 우리 몸에서 심각한 염증 반응을 일으킬 수 있지요.
고대 이집트와 그리스는 이 질병들에 대해 알고 있었고, 이후의 유대인과 무슬림 사회에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유대교와 이슬람은 둘 다 돼지고기의 섭취를 금합니다. 레위기 11:2~4, 7~8, 그리고 신명기 14:8에선 굽이 갈라지지 않고 새김질을 하지 않는 동물은 부정하다 정의하고 있으며, 이슬람에선 돼지고기는 오직 신을 위한 제물로만 쓰여야지 먹어선 안 됩니다. 또한, 특정 기독교 종파와 다른 몇몇 종교의 종파들 역시 돼지고기의 섭취를 금기시하고 있지요. 이 교리들의 논리적 배경에 대해선 학문적 합의가 없지만, 어쩌면 돼지와 인간이 공유하는 질병 때문일지도 모를 일입니다.
이 질병들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인간들을 괴롭히고 있으며, 미국보단 중국이나 멕시코와 같은 개발 도상국들에 더 흔한 상황입니다. 기생충의 충란과 유충을 제외하고서도 덜 익힌 돼지고기는 비위생적인 환경과 만나 가벼운 문제들을 일으키고 있지요. 만약 돼지고기에 기생충이 있다면, 완전히 익힘으로써 모두 죽일 수 있습니다. 돼지고기를 완전히 익혀 먹는 습관이 퍼진 미국에서 선모충증은 이제 흔한 질병이 아닙니다.
염지하고 재운 돼지고기
돼지고기는 냉장 상태에서도 쉽게 상합니다. 그래서 먼 과거엔 돼지고기의 염장은 도축된 큰 동물을 보존할 중요한 방법이었고, 실제로 돼지고기 대부분은 염지 과정을 거쳤죠. 베이컨과 햄의 “염장(Cured)”은 큐어링 솔트(Curing salts)의 작품입니다. 큐어링 솔트는 주로 일반 소금에 아질산나트륨과 때론 질산나트륨 혹은 질산칼륨을 포함합니다.
소금을 이용한 염장은 12시간 후 돼지고기 내 유구조충의 낭포를 죽이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1유해균의 성장을 막아 고기의 산패와 식중독을 예방하기도 하죠. 일반 소금인 염화나트륨은 염지에 필수적입니다. 하지만 질산염과 아질산염 역시 고기의 더 나은 색과 풍미, 그리고 질감을 위해 흔하게 쓰여왔죠. 비록 아직 이 모든 소금이 정확히 어떻게 고기의 풍미에 영향을 끼치는지는 속속들이 밝혀지지 않았지만, 염지과정 중 고기엔 다수의 화학반응이 일어납니다. 또한, 소금뿐만이 아니라 설탕 역시 돼지고기의 풍미를 끌어올리고 소금의 강한 맛을 중화하며, 좋은 균들의 발효를 통해 부산물인 유기산 등이 새로운 향미를 더해주도록 흔히 쓰이고 있습니다.
염지과정 중엔 질산 환원균의 작용이 활발히 일어납니다. 이 균들은 아질산염과 질산염을 아질산으로 환원하고, 이렇게 환원된 아질산은 근육 단백질인 미오글로빈과 만나 베이컨과 햄의 밝은 선홍빛 색깔을 내지요. 다만, 아질산염과 질산염은 경미한 돌연변이 유발 물질이자 발암물질로도 알려져 있습니다. 또한, 아질산염이나 질산염이 함유된 음식의 섭취는 우리 소화기에서 니트로소아민이라는 또 다른 발암물질의 생성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아질산염이나 질산염을 첨가하지 않고 돼지를 염지하는 다른 방법으로 농축된 셀러리 주스를 사용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셀러리 주스는 자연적으로 대량의 질산염을 가지고 있으며, 어쩌면 질산염의 발암성을 상쇄시켜줄 다른 영양소들 역시 가지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이 방법은 얼핏 안전해 보입니다만, 셀러리 주스로 염지된 고기를 먹고 부정적인 반응을 보고한 사람들도 있습니다. 셀러리 주스로 처리된 베이컨은 주로 라벨에 “無 질산염”이라고 표기합니다.
아질산염이나 질산염 없이 가장 안전하게 돼지고기를 보존하는 방법은 역시 단순하게 소금에 메이플 슈가같은 천연 감미료로 고기를 염지하고, 풍미를 위해 향신료를 넣거나 하는 식입니다. 가장 전통적이고 오래된 방법이죠. 이렇게 처리된 베이컨이나 햄은 선홍빛깔이 없고 큐어링 솔트가 쓰인 고기에 비해 보존기한도 짧지만, 풍미도 좋고 일반적인 돼지고기보단 오래 보관할 수 있습니다.
큐어링 솔트를 썼든 안 썼든 이렇게 염지된 돼지고기들은 다음으로 모두 훈연 과정을 거칩니다. 그 후엔 더 나은 풍미를 위해 추가적인 숙성에 들어가기도 하지요.
소금과 설탕에 절이는 방법에 더해 생돼지고기를 준비하는 또 다른 방법으로 산성 용액에 재우는 것이 있습니다. 이 방법 역시 박테리아 대부분을 죽이거나 성장을 막아 고기가 상하는 걸 방지하고, 또 기생충을 죽이는 중요한 전통적인 음식 준비법입니다. 재우는 방식은 또한 허브와 향신료의 향미를 우려내고 고기를 부드럽게 하지요. 예를 들어, 알코올, 소금, 식초, 마늘의 용액은 단백질을 침투하는 능력이 있어 고기 전체적으로 맛이 배어들도록 합니다. 산성 용액을 이용한 전통 레시피의 예로는 탄두리 포크(Tandoori pork)를 들 수 있습니다. 이 요리에서 돼지고기는 요거트와 톡 쏘는 향신료 페이스트, 그리고 망고 처트니가 잘 섞인 양념에 발려 적어도 여덟 시간에서 하룻밤을 재워둔 후에 조리되지요.
이 연구에서 본 연구팀은 다음과 같은 돼지고기들의 섭취를 관찰했습니다: 익은 생 초지방목 돼지고기; 애플 사이다 식초에 재워진 생 초지방목 돼지고기; 큐어링 솔트가 쓰이지 않은 초지방목 베이컨; 큐어링 솔트가 쓰이지 않은 초지방목 프로슈토. 또한, 연구팀은 초지방목 돼지고기와 비교할 다른 가공되지 않은 고기로, 익힌 생 초지방목 양고기를 포함했습니다.
생혈액검사
혈액은 영양이 가져오는 변화를 가장 빠르게 살필 수 있는 조직입니다. 생혈액검사는 손끝의 모세혈관에서 채혈한 혈액 한 방울을 시각적으로 분석하는 방법으로, 혈액은 유리 슬라이드에 놓여 주로 고성능 암시야 현미경으로 관찰됩니다. 이 검사법은 통합의학에서 우리 몸의 “생물학적 기반”으로 일컫는, 전신 세포에 활력을 주고 유지하는 혈구와 혈장에 대한 양질의 시각적 정보를 제공합니다.
혈액 분석은 적혈구의 점도와 그들이 응집하고 엉기려는 성향, 피브린(대표적인 응고 단백질)의 형성 여부, 그리고 혈소판의 응집 정도 등 몸의 다양한 상태를 알려줄 수 있습니다. 이러한 혈액 응고 요인들의 유무는 암시야 생혈액검사를 통해 직접적인 확인이 가능하지요. 빠른(Early) 혈액의 응고는 만성 질환의 뿌리인 전신의 만성적인 생화학적 염증과 관련이 있습니다.
본 검사에 대한 자세한 디테일은 저자의 앞선 글에서 설명했습니다.2추가로, 웨스턴 프라이스 재단의 권유대로 전통적인 식습관을 가져온 실험 대상의 성인 남녀들은 일반적인 현대 유기농 식사를 하는 사람들에 비해 훨씬 건강한 혈액 상태를 보여줬습니다. 적혈구와 혈소판의 응집도는 물론 혈액 내 피브린의 양도 확연히 낮았습니다.
대상과 실험 방법
지원자(연구 대상)의 선정 기준으론 평범하고 건강한 성인이되, 웨스턴 프라이스 재단이 권유하는 전통적인 식사를 2년 이상 유지했으며, 생혈액검사상 건강한 생물학적 기반을 가진 사람이어야 합니다.
37세와 60세의 여성 두 명과 52세의 남성까지 세 명의 성인이 본 연구에 참여했습니다. 지원자들이 웨스턴 프라이스 재단의 식습관을 지속해온 평균 기간은 45개월이었습니다. 지원자들은 각각 일주일에 한 번씩 5주간 같은 시간에 개인적인 약속을 통해 실험실에 출석했습니다. 지원자들은 실험에 참여하는 날 적어도 다섯 시간 이상의 금식을 요구받았습니다. 대조를 위한 혈액 검사가 먼저 진행되었고, 그 후 지원자들에겐 정량의, 적어도 3온스(약 90그램)의 고기가 지급되었습니다.
실험에 사용된 모든 고기는 최상의 품질을 가진 소규모의 지속 가능한 농법을 실천하는 농장들의 초지방목 가축들로부터 제공받았습니다. 실험엔 다섯 가지 방법으로 준비된 고기가 쓰였습니다:
- 재우지 않은 초지방목 돼지의 등심
- 애플 사이다 식초에 재운(냉장고에서 24시간 동안) 초지방목 돼지의 등심
- 큐어링 솔트를 사용하지 않은 초지방목 돼지의 프로슈토
- 큐어링 솔트를 사용하지 않은 초지방목 돼지의 베이컨
- 재우지 않은 초지방목 양의 갈비
1, 2, 5번의 고기들은 무쇠팬에서 기름 없이 물만 조금 넣어 저온에서 한 시간 동안 조리하였으며, 입맛에 맞게 소금을 뿌렸습니다. 익힌 고기들은 웰던으로 완전히 익혀졌습니다. 베이컨은 약간 빳빳하지만 바삭하거나 마르지 않도록 익혔습니다. 프로슈토는 별도의 처리 없이 포장재에서 바로 뜯어 섭취했습니다.
지원자들은 돼지고기를 섭취한 후 실험실 밖으로 나감이 허용되었지만, 물 외에는 아무것도 먹지 않도록 했습니다. 다섯 시간 후, 지원자들은 실험실로 돌아와 고기 섭취 후의 혈액 검사를 진행했습니다.
혈액 샘플들의 현미경 사진은 기록되고 평가되었습니다. 세 지원자의 데이터는 또한 각 상태의 평균치를 도출해 도표와 그래프로 정리됐습니다.
고기 섭취 전후의 혈액 사진 비교
검사 결과는 재우지 않은 돼지고기의 섭취가 혈액에 명백한 악영향을 끼침을 분명히 나타냈습니다. 섭취 다섯 시간 후, 지원자들의 혈액은 극도로 응고된 모습을 보였는데, 대규모의 적혈구 염주 형성(Rouleaux formation, 적혈구가 동전이 쌓이듯 집합하는 현상)이 진행됨은 물론, 적혈구 응집과 특히 암시야 현미경 상에서 흰 실처럼 보이는 피브린과 같은 응혈 인자들의 존재가 관찰되었습니다.
사진 1. 재우지 않은 돼지 등심 섭취 전 52세 남성의 혈액 현미경 사진. 동그란 세포는 적혈구이며 작은 흰색의 반점들은 혈소판이 응집한 모습이다. 정상적이고 건강한 혈액의 사진이다.
사진 2. 재우지 않은 돼지 등심 섭취 후 다섯 시간이 경과한 52세 남성의 혈액 현미경 사진. 적혈구가 모조리 염주 형성(쌓인 동전)을 이뤘다. 이러한 혈액은 미소순환(모세혈관의 혈액순환)에 지장을 준다.
사진 3. 재우지 않은 돼지 등심 섭취 후 다섯 시간이 경과한 52세 남성의 혈액 현미경 사진. 적혈구는 모조리 염주 형성을 이뤘고, 높은 수준의 피브린(흰색 실)은 빠른(Early) 혈액 응고가 발생했음을 보여준다.
사진 1은 가공되지 않은 돼지고기를 먹고 가장 극적인 변화를 보여준 52세 남성 지원자의 혈액 모습입니다. 이 지원자의 혈액은 분명 처음에는 굉장히 건강했습니다. 적혈구는 흩어져있으며 균일하게 둥근 모습을 가지고, 검게 나타나는 혈장에 불필요한 잔해나 응혈 인자들이 보이지 않습니다. 사진 2와 3은 재우지 않은 돼지 등심을 먹은 후 약 다섯 시간이 경과한 그의 혈액입니다. 그의 적혈구는 빽빽한 염주 형태로 완전히 엉겼고, 사진 3은 추가로 높은 수준의 피브린 역시 보여줍니다. 재우지 않은 등심을 먹은 후 그의 혈액에선 단 하나의 자유로운 적혈구도 관찰되지 않았습니다. 이 지원자는 또한 돼지고기 섭취 두 시간 후 확연한 피로감을 느꼈지만, 그날 수면이 부족하진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다른 두 지원자 역시 재우지 않은 등심을 먹은 후 흡사한 혈액검사 결과를 보여줬습니다. 세 명 중 두 명의 지원자가 등심 섭취 후 피로감을 호소했는데, 이는 적혈구의 증가한 점성과 응집으로 말미암은 말초 혈액 순환의 감소를 시사합니다. 가장 작은 모세혈관들의 크기는 적혈구 세포 하나의 지름보다도 작기에 각 혈구는 무조건 한 번에 하나씩 자기의 형태를 뒤틀어가며 통과해야 합니다. 응집된 혈구 세포는 말 그대로 이 모세혈관들을 통과할 수가 없습니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세 지원자 모두 재운 돼지 등심을 먹은 후엔 아무런 증상을 호소하지 않았습니다. 사진 4는 다른 날 같은 지원자의 재운 돼지 등심을 먹기 전 금식 상태의 혈액 사진입니다. 같은 부위의 등심은 냉장고에서 초모가 살아있는 비정제 애플 사이다 식초에 완전히 담가져 24시간 동안 재워졌습니다. 등심을 먹기 전 지원자의 혈액은 완전히 정상적으로 보입니다. 재운 등심을 먹은 후 다섯 시간이 경과한 지원자의 혈액 사진은 사진 5에 나타납니다. 이 혈액 샘플의 적혈구는 아주 약한 경향의 응집도를 보이며, 피브린의 부재와 함께 드물게 응집한 혈소판들만이 눈에 띕니다. 이 지원자의 혈액은 섭취 전과 비교해 크게 바뀌지 않았습니다. 다른 두 지원자는 재운 등심의 섭취 전후로 사실상 아무런 차이를 보이지 않았습니다.
사진 4. 재운 돼지 등심 섭취 전 52세 남성의 혈액 현미경 사진. 적혈구가 자유롭게 움직인다. 매우 드문 혈소판 응집이 관찰된다. 정상적이고 건강한 혈액으로 보인다.
사진 5. 재운 돼지 등심 섭취 후 다섯 시간이 경과한 52세 남성의 혈액 현미경 사진. 적혈구 대부분이 자유롭게 움직이나 작은 응집이 관찰된다. 사진 4에 비해 작은 변화가 있는 정상적이고 건강한 혈액으로 보인다.
사진 6. 큐어링 솔트를 사용하지 않은 베이컨 섭취 전 37세 여성의 혈액 현미경 사진. 완전히 정상적이고 건강한 혈액의 사진이다.
사진 6은 큐어링 솔트를 사용하지 않은 베이컨 섭취 전 37세 여성의 금식 상태 혈액의 모습입니다. 역시나 이 지원자의 혈액은 적혈구의 응집이나 피브린 없이 정상적이고 건강합니다. 사진 7은 같은 지원자의 베이컨 섭취 후 다섯 시간이 경과한 혈액의 모습입니다. 지원자의 적혈구는 응집되지 않았으며, 극소량의 혈소판 응집과 피브린만이 관찰됩니다. 이 혈액은 근본적으로 변화가 없습니다. 다른 두 지원자의 베이컨 섭취 전후 혈액 샘플
역시 이와 흡사하게 나타났습니다.
사진 7. 큐어링 솔트를 사용하지 않은 베이컨 섭취 후 다섯 시간이 경과한 37세 여성의 혈액 현미경 사진. 적혈구가 자유롭게 움직인다. 응혈 인자가 관찰되지 않는 정상적인 혈액으로 보인다.
사진 8은 프로슈토 섭취 전 52세 남성의 혈액을 보여줍니다. 정상적이고 건강한 혈액으로, 몇몇 응집한 혈소판들과 백혈구 하나가 관찰됩니다. 사진 9는 같은 지원자가 3온스의 초지방목 프로슈토를 섭취한 후 다섯 시간이 경과한 뒤의 혈액 사진입니다. 또다시, 혈액은 그날 첫 번째 검사 결과와 다르지 않게 정상적이고 건강해 보입니다. 또한, 다른 두 지원자의 혈액 역시 프로슈토 섭취 전후로 유의미한 변화는 없었습니다.
사진 8. 프로슈토 섭취 전 52세 남성의 혈액 현미경 사진. 적혈구가 자유롭게 움직인다. 정상적이고 건강한 혈액으로, 몇몇 응집한 혈소판과 백혈구 하나가 관찰된다.
사진 9. 프로슈토 섭취 후 다섯 시간이 경과한 52세 남성의 혈액 현미경 사진. 정상적이고 건강한 혈액으로 보인다. 사진 8에 보이는 첫 번째 검사 결과와 비교해 분명한 차이가 없다.
본 연구팀은 추가적인 대조군으로 재우지 않은 초지방목 양갈비 섭취의 영향을 같은 지원자들을 대상으로 살펴봤습니다. 사진 10은 재우지 않은 양갈비 섭취 전 37세 여성의 혈액 현미경 사진입니다. 그녀의 혈액은 정상적이고 건강하며, 드문 혈소판 응집이 관찰됩니다. 사진 11은 그녀의 양갈비 섭취 후 약 다섯 시간이 경과한 뒤의 혈액 현미경 사진입니다. 섭취 전과 같은 모습입니다. 또한, 다른 두 지원자의 혈액 역시 재우지 않은 양갈비 섭취 전후로 유의미한 변화를 보이지 않았습니다.
사진 10. 재우지 않은 양갈비 섭취 전 37세 여성의 혈액 현미경 사진. 정상적이고 건강한 혈액으로 드문 혈소판 응집이 관찰된다.
사진 11. 재우지 않은 양갈비 섭취 후 다섯 시간이 경과한 37세 여성의 혈액 현미경 사진. 정상적이고 건강한 혈액으로 드문 혈소판 응집이 관찰된다. 사진 10의 샘플과 비교해 변화가 관찰되지 않았다.
혈액응고 정도 평가
본 연구는 세 명의 지원자가 다섯 번의 실험 동안 두 번씩 채혈함으로써 총 서른 번의 혈액검사를 진행했습니다. 진행된 각각의 혈액검사 결과는 생혈액검사에 오랜 경험이 있는 연구가들에 의해 평가되었습니다. 평가에는 리커트 척도가 다음과 같이 사용됐습니다: 0(없음); 1(아주 적게 존재); 2(적게 존재); 3(중간 정도); 4(중상 정도); 5(많게 존재); 6(관찰 사상 최대치). 각 혈액 샘플에서 다음의 변수들이 평가되었습니다:
- 적혈구 염주 형성(적혈구가 동전이 차곡차곡 쌓이듯 압축된 모습);
- 적혈구의 다른 형태의 느슨한 응집(염주 형성 제외);
- 혈소판 응집(혈장에 회색 진흙처럼 보임);
- 피브린(혈장에 흰색 실처럼 보임);
- 스피큘(짧은 형태의 피브린으로 혈장에 무리 지어 나타남);
- 적혈구 세포의 외형 변화와 혈액 응고 과정 중 혈구들의 왜곡 정도;
사진 12는 세 지원자의 재우지 않은 돼지고기 섭취 전후 혈액검사 결과의 평균치입니다. 가장 대표적인 혈액응고 요인인 염주 형성, 적혈구 응집, 피브린 수치가 나타납니다. 이 사진을 재운 돼지고기 섭취 전후를 나타내는 사진 13과 비교해보세요. 두 차트의 차이는 확연하고 유의미합니다. 재우지 않은 돼지고기의 섭취가 명백한 혈액응고 작용을 일으킴은 분명합니다. 그러나 샘플 사이즈가 작아 통계가 작성되진 않았습니다.
사진 14, 15, 16은 세 지원자의 베이컨, 프로슈토, 양고기의 섭취 전후 같은 응고 요인들의 평균치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 결과들은 재운 돼지고기를 먹었을 때와 같이 섭취 전후로 유의미한 차이를 보이지 않습니다.
사진 12. 이 차트는 세 지원자의 재우지 않은 돼지 등심 섭취 전후 혈액응고 변수들의 평균치를 나타낸다. 섭취 전후 적혈구 염주 형성, 적혈구 응집, 피브린의 차이가 유의미하다.
사진 13. 세 지원자의 재운 돼지 등심 섭취 전후 혈액응고 변수들의 평균치. 섭취 전후의 차이는 무의미하다.
사진 14. 세 지원자의 베이컨 섭취 전후 혈액응고 변수들의 평균치. 섭취 전후의 차이는 무의미하다.
사진 15. 세 지원자의 프로슈토 섭취 전후 혈액응고 변수들의 평균치. 섭취 전후의 차이는 무의미하다.
사진 16. 세 지원자의 양갈비 섭취 전후 혈액응고 변수들의 평균치. 섭취 전후의 차이는 무의미하다.
결론
- 재우지 않은 초지방목 돼지고기의 섭취는 먹은 후 다섯 시간이 경과한 시점에 검사된 혈액에 응고와 엉김을 유발하지만, 재운 초지방목 돼지고기의 섭취는 혈액응고와 엉김을 전혀 유발하지 않는다.
- 베이컨과 프로슈토를 포함하는 큐어링 솔트의 사용 없이 가공된 초지방목 돼지고기는 섭취 다섯 시간 후 혈액응고나 시각적 변화 어느 쪽도 전혀 유발하지 않는다.
- 재우지 않은 초지방목 양고기의 섭취는 다섯 시간 후 혈액응고나 시각적 변화 어느 쪽도 전혀 유발하지 않는다.
- 다섯 가지 방법으로 준비된 돼지와 양의 섭취 모두 백혈구 활동성, 백혈구 응집, 결정, 미생물, 혹은 스피큘(간의 부담을 의미하는)의 변화를 유발하지 않았다.
이 결과는 혈액의 응고 작용은 오직 재우지 않은 초지방목 돼지고기만이 일으킴을 시사합니다. 혈액의 응고는 채혈 후 십 분도 안 되는 사이에 상당히 빠르게 진행되었고, 현미경으로 관찰되는 한 시간 동안 풀어지지 않았습니다.
재우지 않은 돼지고기의 섭취 후 진행된 빠른 응고와 엉김은 혈액의 부정적인 변화를 의미합니다. 짧은 혈액응고 시간은 증가한 전신의 생화학적 염증과 심장마비와 뇌졸중을 일으키는 혈전의 생성 가능성과도 연결되어 있지요. 이러한 혈액 상태의 만성적인 지속은 심혈관계 질환과 암, 그리고 자가면역질환 외 다른 만성적인 퇴행성 질환들의 높은 발병률과도 연관됩니다.2
도대체 재우지 않은 돼지고기의 무엇이 잠재적인 생화학적 염증과 빠른 혈액응고를 일으킬까요? 문헌 조사로 찾아낸 고대 중국의 약학(Materia Medica)이 정리한 돼지고기의 쓰임새는 다음과 같습니다. “돼지고기는 쓰고, 다소 찬 성질을 가지며, 약한 독성을 가진다. 만성 광기에 쓰였다.”3다만 돼지고기는 중국에서 가장 흔히 소비되는 고기임은 물론, 대부분의 아시아에서 그러합니다. 주로 조리 전에 식초에 재워지며, 절인 돼지고기 역시 아시아 전역에 퍼진 흔한 요리입니다.
알러지가 원치 않는 염증을 일으킴은 잘 알려졌습니다. 어쩌면 여기에 실마리가 있을까요? 현대의학에서 성인들에게 고기 알러지는 매우 드물며, 생후 몇 년 안에 알아서 사라집니다.4돼지고기에 알러지가 있는 사람들은 주로 돼지의 혈청 알부민에 민감하지요.
돼지고기와 고양이 민감성 사이에 밝혀진 흥미로운 관련성도 있습니다. 이 둘은 주로 함께 따라다니니 알러지항원성을 공유하는 것 아니냐는 거죠.5그러나, 이 연구의 지원자들은 돼지고기와 고양이 그 어느 쪽에도 알러지가 없었습니다. 또한, 현대 과학과 의학의 문헌들을 조사해봐도 이 연구의 결과를 설명할 수 있는 해답은 없었습니다.
하지만 역시 가장 주목할만한 것은 지혜로운 전통입니다. 돼지고기를 소금과 산성용액에 재움은 그저 기생충과 식중독을 일으키는 유해균을 죽이고 최종적인 요리의 맛과 향을 증진할 뿐만 아니라, 본 연구에서 밝혀진 대로 돼지고기가 가진 염증성의 혈액응고 작용을 막아 안전한 음식이 되도록 합니다. 비록 그 정확한 기전은 모르지만요. 본 연구팀은 날 것의 돼지고기는 아직 밝혀지지 않은 독소를 가지며, 이 독소는 단순한 가열로는 파괴할 수 없지만, 소금에 절이는 숙성법이나 산과 열의 조합으론 파괴할 수 있다고 추측합니다. 이 독소가 만약 실제로 존재한다면, 이는 열에 안정하기 때문에 소금과 산을 추가로 이용해 해독해야만 합니다. 그리고 이 방법은 전통적인 돼지고기 조리법과 일맥상통합니다.
ACKNOWLEDGEMENT
본 연구는 웨스턴 프라이스 재단의 작은 보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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